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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험했지만 별 쓸데는 없는 이야기

광진구와 바퀴벌레... 박멸과 방어 그 사이에 대한 팁.

by 꾸준함이제일어려워 2023. 1.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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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진구와 바퀴벌레

아시는 분은 아실 것이다. 광진구가 바퀴벌레에게 점령당한 곳이라는 걸...

살기 좋은 광진구의 유일한 불명예를 뽑으라면 단연코 바퀴벌레다.

한강 라이프의 부푼 꿈을 안고 광진구에 자리를 잡았다면 마음을 단단히 잡아야 한다.

바퀴벌레에게 패배할 것인지 박멸할 것인지 아니면 그 중간을 선택할 것인지..!

 

구글이든 네이버 가서 광진구 바퀴벌레를 검색해 보시라....

 

광진구의 바퀴벌레 문제는 어제 오늘 일이 아니다.

 

"도대체 광진구의 바퀴벌레가 어느정도 이길래?" 

"우리동네에도 바퀴벌레가 많다!"

라고 하실 분 많으신 거 안다. 세상에 바퀴벌레 없는 동네가 어딨으며 집집마다 바퀴벌레가

출몰할 수 도 있고 없을 수 도 있는 거 아닐까? 하지만 광진구는 다르다.

 

이제부터 황당할 정도로 많은 바퀴벌레를 봤던 필자의 경험을 늘어놓아 보겠다.

광진구에 자취방을 구하고 살면서 뭔가 심상치 않은 느낌을 받았다.

집이 낡아서 그랬던 건지, 집 안 곳곳에서 바퀴벌레가 출현하기 시작했고,

이 바퀴벌레들이 집 어디선가 나오는게 아니라 현관문을 열 때 마다 같이 들어온다는 사실을 알았다.

그리고 원룸 복도를 쓱 보는 순간... 깨달았다. 

그 동안 나는 이 복도에서 바퀴벌레와 아침인사, 저녁인사를 함께 하고 있었다는 것을...

 

그때까지는 사실 심각성을 몰랐다. 필자가 우울증을 심하게 앓기 시작했던 시기이기도 했고

집안이 좁아 터져서 "내가 청소를 잘 못하나?" 이런 생각으로 바퀴벌레 출몰에 대한 이유에 대한 답을 찾았으니까..

하지만 더 큰 문제는 집을 이사하고서 부터 생겼다.

 

필자는 한강을 따라 이사했다. 한강 라이프 못버리거든...

 

이사간 집이 더 좋은데 바퀴벌레가 더 많아...

 

집을 더 좋은 곳으로 이사했다. 북동향이라 햇빛도 들어오지 않는 조악한 자취방, 

환기를 하나마나 단열이 안되서 통곡의 벽이 생긴 집구석...그리고 곰팡이...

이 모든 조합이 바퀴벌레를 봤던 이유라 생각했고 너무나 심해지기 시작한 우울증으로

병원을 다니고 약을 먹으며, "이번에 이사하면 햇빛 잘 드는 곳으로 가야지" 라고 마음을 먹었다.

 

하지만, 바퀴벌레가 세금을 내는 것이 더 합리적인 광진구는 더욱 심한 바퀴벌레의 텃세를 보여줬다.

새벽까지 이사를 하고 너무나 지쳐 잠에 들면서 생각했다.

"이렇게 햇빛이 잘 드는 남향의 집에선 바퀴벌레를 보지 않을지도.."

 

다음날, 이사한 집을 청소하려고 눈을 뜨니 어른 손가락 3개만한 바퀴벌레가 바닥을 기고 있었다.

에프킬라로 집안 곳곳을 다 뿌리고 나니, 엄청난 크기의 바퀴벌레와 돈벌레가 쏟아져 나와

바닥에서 발버둥을 쳐 댔으며, 하나 하나 줍기도 힘들 정도의 양이라 쓰레받이로 담아서 버릴 정도였다.

 

찬장과 싱크대 밑 수납장엔 바퀴벌레가 10마리씩은 죽어 있었고

따스한 점심의 햇살과 함께 나의 멘탈은 터져 버리고 말았다.

그 집에서 바퀴벌레가 얼마나 나왔냐고?

내가 평생 본 바퀴벌레 중 50%는 그 동네와 그 집에서 다 봤다. 

나머지 50%는? 동작구에 있는 모 중학교에서 학창시절 다 봤다. 그건 나중에 풀기로 하고....

 

광고 아님. 광고라고 해도 아무도 안믿을거 압니다...

광진구에 살 때는 어떤 바퀴벌레 약을 사야 할까?

다른 곳에는 치약처럼 짜는 약이 유효하다고들 한다. 진짜 그게 그렇게 효과가 좋다더라.

광진구에서, 그리고 집에서 바퀴벌레가 엄청난 양이 쏟아져 나온다면 튜브형 바퀴벌레 약이 소용있을까?

 

필자는 써봤다. 집안 곳곳에 치약처럼 바퀴벌레 약을 짰다.

일을 하고 돌아오면 바퀴벌레가 죽어 있었다. 기부니가 매우 좋았다.

하지만 문제는 그게 끝이 아니라는 거다.

 

몇개월에 걸쳐 계속 나오는 바퀴벌레의 시체를 치워야 했다.

광진구는 매우 특별하다. 거주하는 건물의 바퀴벌레가 조금 죽는다고 

바퀴벌레가 더 이상 방문하지 않는 다는 뜻이 아니다.

계속 외부에서 바퀴벌레들이 집을 뚫고 들어온다. 계속 노크한다.

똑똑 계십니까?

누구세요?

바선생입니다.

 

바퀴벌레에 이골이 난 필자는 위에 띄운 사진의 제품을 구매했다. (광고 아님. 내돈내산)

저걸 뿌리면 코팅이 되는데 밟은 벌레는 신경독으로 다 죽는다고 했다.

그래서 저 약을 한달에 몇번씩 바퀴벌레가 들어올 만한 곳에 뿌렸다.

역시 그 장소들이 바퀴벌레 소환문이었고 약을 밟자마자 몇걸음 못가서 죽은

어른 바퀴와 새끼 바퀴벌레 시체들이 그득그득 쌓였다.

방 한 가운데서 시체를 발견하고 치울 바에

그냥 나타날 만한 장소에 있는 바퀴벌레를 치우자는 마인드로 변했다.

 

그러니까, 박멸이 안된다! 

방어가 최선의 공격이다.

광진구는 그런 곳이다.

 

바퀴벌레 약을 뿌려야 하는 장소, 바퀴벌레 방어 팁

바퀴벌레가 많은 집에 이사왔다면, 필수로 체크해야 하는 부분에 대해 알려드리려 한다.

필자가 지적한 이 공간엔 튜브형 바퀴벌레 약이든, 저 위의 뿌리는 약이든, 에프킬라를 매일 뿌리든,

바퀴벌레 트랩을 설치하든 무조건 무엇인가 조치를 취해야만 한다.

 

그리고 웬만하면 저 부분을 막아야 한다.

필자는 종이테이프로 막았는데, 몇달 지나니 바퀴벌레들이 종이테이프에 구멍을 뚫었더라....

막고, 약을 치자. 약만 치지 말고

막고! 약을 치자!

 

아, 오해하면 안될 부분이 있는데 밑의 사진은 지금 현재 필자가 사는 집을 찍은 것이다.

이 집에서는 바퀴벌레가 없다 ㅎㅎㅎ 예시를 들기 위해 방금 찍었다.

그니까 내 문제가 아니라고 ㅠㅠ... 광진구에서 타 지역으로 이사하고 집 2번 옮겼는데

집에서 바퀴벌레를 한번도 못봤다. 

 

광진구로 이사했는데 집에 바퀴벌레가 있다?

당신 잘못이 아닐 가능성이 큽니다.

궁금하시면 집에서 밥도 해드시지 말고 다 치우고 가만히 기다려 보세요.

바퀴벌레는 장마철에 비를 피해서, 겨울엔 추워서 신세를 지려고 할 겁니다...

 

싱크대 밑을 조심하자...두번 조심해도 나쁠 것 없다.

저 싱크대 밑에 있는 구멍을 무조건 막아야 한다.

저기가 바로 바퀴벌레 소환문 중 하나다.

저기를 테이프로 막고 약을 뿌려도 아무거나 맛있게 잘 먹는 바퀴는 테이프조차 먹는다.

봉인은 풀리기 마련이다..... 근데 봉인이 풀리기 전까진 평화를 지킬 수 있다...!

 

바퀴벌레가 즐겨 이용하는 개구멍

저 하수구로 빠지는 관 옆의 틈새도 다 막아야 한다.

저기가 개구멍이다.

그걸 뒤집어서 말하면, 이 싱크대 하부장 아래를 뜯어보면

거기에 저 관이 삽입되는 관이 있는데, 거기가 진짜 악의 구렁텅이다.

난 거기서 기어나오는 걸 실제로 본 적이 있다.

그곳을 막아야만 한다...!

 

일반 낡아빠진 원룸엔 세면대 밑이 저렇게 생기지 않았습니다.

본인 집이 신축이 아니라면, 화장실도 필수다.

화장실 물빠지는 곳에서 기어나올 거라고 생각하고 거기에만 약을 친다고?

당신은 엄청난 착각에 빠져 있는 것이다....

일반 원룸의 세면대 아래 물 빠지는 관은 저렇게 생기지 않았다.

분명 눈에 잘 안보이지만 조금씩 벗겨진 실리콘 틈새와 빈틈이 보일 것이다.

 

어느날 문득 고개를 들어 화장실을 돌아봤을때, 당신의 미래가 보인다면.....

저기에 신경독 바퀴벌레 약을 뿌려 보시라...

며칠 안가서 새끼 바퀴벌레가 무더기로 죽어 있을 것이다.

 

모든 벌레의 출입구. 마음이 관대한 분이라면 하룻밤 재워 주세요

다들 아실만한 물빠짐 구멍.

저기는 그냥 필수다. 휴지든 테이프든 다이소 방충망 테이프든 이용해서 막아야 한다.

저기로 별 벌레가 다 들어온다.

집게벌레, 모기, 바퀴벌레, 지네, 돈벌레, 개미 온갖 얘들이 다 들어온다.

 

자연과 공존을 꾀하는 분이면 굳이 막지 않아도 좋다.

나는 그런 사람들을 혐오하지 않는다. 다양한 의견이 있어서 좋은 거니까.

근데 내 기준엔 안된다. 적어도 벌레는 안된다....

 

그 외 광진구에서 본 바퀴벌레의 기억

썰을 풀라면 진짜 한도 끝도 없다.

이사한 집 옥상을 유심히 의심해봐라. 이 이유는 하단에 적겠지만,

집 주인이 옥상에서 텃밭을 기른다? 당첨되셨습니다!

 

1. 비가 쏴아아 오는 날...

기분도 더 우울해져서 약 먹고 영화를 보려고 해도 집중도 안되고 

졸음은 쏟아지는 그런 날....

 

그 날만 바퀴벌레를 5마리를 잡았다.

병원에서 "화내지 마시고, 놀라지 마시고, 예민하게 구시면 더 예민해집니다."

알겠는데, 하루만에 비를 피하러 온 바퀴벌레 5마리를 잡는다면

화내지 않고 놀라지 않고 예민해지지 않을 수 있을까요?

 

2. 역시나 장마철.

내가 살던 건물은 다른 빌라와 다르게 외벽이 밝은 색감의 벽이었다.

지나가다 다른 집 붉은색 담벼락에 바퀴벌레가 잔뜩 있는 것을 보고 기겁했다.

그리고 우리집 앞에 와서 나는 기절하는 줄 알았다.

 

우리집 건물에 검은색 바선생들이 바글바글 점박이 강아지 마냥 붙어 있었다.....

 

3. 우울증이 심해져 제대로 된 일을 못하게 된 시점이라

주로 새벽 아르바이트를 했다.

 

그 날도 날씨가 무척 더웠다,

밖에서 담배 한대 피려고 나가는데 내가 걸을 때 마다 신발 밑에서 소리가 났다.

바닥을 쳐다보니 새벽의 인도에 바퀴벌레가 다 나와 있었다.

건물 안이 너무 더우니까 바퀴벌레가 새벽엔 인도에 다 나와있는데

날씨가 너무 너무 더우니 바퀴벌레들이 움직이지도 않고 사람이 걸을 때 마다

다 밟혀 죽고 있었던 거다.

 

식은땀 흘리면서 담배를 피고 있는데 

새벽 산책하는 이어폰 꽂은 분은 신발밑의 소리도 못듣고 그거 다 밟으면서 가시더라...

 

오바하는 것 같다고?

난 인터넷에서 나보다 더 심한 걸 본 사람 썰도 봤다.

광진구 사시는데 차량 불빛이 싹 지나갈 때 바퀴벌레가 스스스스스스스스슥 

이제 썰은 그만 풀자.

 

광진구가 바퀴벌레와 공존하게 된 이유

이 이유에 대해 궁금증이 생긴 필자는 여러 정보들을 수집했다.

미친 사람처럼 비가 오는 날, 구글링을 통해 뉴스도 보고

여러가지 의견들, 네티즌이 남긴 글 들을 정독했는데,

가장 큰 이유는 바로 이거다.

 

용마산과 한강

위에서 이사간 집 옥상에 집주인이 텃밭을 기른다면 당첨이라고 적은 이유가 이거다.

광진구는 건물이 오래되었고, 옥상에 텃밭을 기르는 분이 생각보다 많다.

그리고 그 흙은....용마산에서 퍼왔다고 추론하는 글이 많더라고.

 

그래서 광진구에서 발견되는 바퀴의 상당수가 집바퀴가 아니고 산바퀴라는 내용의 글도 있다.

지역은 오래되어 하수구와 건물들 구석엔 집바퀴가 그득그득한데, 산바퀴까지

화분에서 알을 까고 내가 사는 집까지 끊임없이 방문을 하는 것이다.

그래서 광진구의 집에서 바퀴벌레가 나온다면, 여러분의 잘못이 아닐 가능성이 높다는 거지.

 

"세스코를 불렀는데 시체가 계속 나와요."

그때 내가 구글링하면서 봤던 광진구민의 가슴아픈 이야기다.

즉, 박멸은 불가능하다.

방어만이 최선의 공격이다.

 

그래도 좋았던 이유

....굳이 뽑자면 좋았던 이유가 있다.

바퀴벌레 때문이란 이야기는 당연히 아니고

광진구는 한강이 가깝고 건대입구, 잠실, 청담, 강북, 강동 어디든 가기 쉬운 교통의 요충지다.

특정 동네 몇군데만 제외하면 치안도 나쁘지 않은 편인데 (하...이건 내가 집 구하러 다닌 썰에서 풀겠다.)

이런 이유로 신림에 자취방 구한다는 지방러들을 만나면 광진구도 알아보라고 추천한다.

적어도 신림 근처 2호선 라인보다 치안이 좋은 동네가 꽤 있다.

 

그리고 곳곳에 가성비 터져버린 식당도 즐비해서

맛잘알이 아니라 혓바닥이 반쯤 썩어 문드러졌다면, 저렴한 가격으로

여러 메뉴를 섭렵할 수 있다.

 

사람사는 느낌 나는 곳이고 한강도 가까워서 가끔 맥주들고 가서

새벽에 청승맞게 울면서 마시고 "한강 물에 뛰어 들까?" 고민도 좀 하다가

"그래도 익사하면 고통스럽다잖아" 하면서 살고자 하는 의지를 합리화 하기 좋다.

 

근데 바퀴벌레가 문제다.

바퀴벌레가 문제라고 정말로....

광진구로 이사하신 광진구민들이 계시다면 건투를 빕니다.

 

이 글을 읽으실 정도면 이미 집에 바퀴벌레가 터져서

구글링을 통해 정독하셨겠지만, 본인의 집에 없더라도

남들을 더럽다며 몰아세우진 마세요...

광진구는 바퀴벌레 민원 1등 2등을 다투는 곳입니다. 화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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