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급자를 위한 식물 비료 야매 가이드
이번에는 중급자를 위한 비료 야매 가이드를 써보려고 함. 저번에 초급자를 위한비료 야매 가이드는 썼음. https://gnsfusgkwk.tistory.com/entry/%EC%B4%88%EB%B3%B4%EC%9E%90%EB%A5%BC-%EC%9C%84%ED%95%9C-%EC%8B%9D%EB%AC%B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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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글 써본다.
지금이 2월 초인데
어차피 시간이 지나면
봄이 올 테니까,
봄이 오면 이제 슬슬 비료를
주려고 하는 사람이 늘겠지?
그리고 봄만 되면
"00작물 집에서도 잘 자라요"
"집에서 키우는 00으로 반찬걱정 끝!"
이런 컨텐츠가 폭발할 거고
그에 따라 비료에 관심있는 사람도
늘 거고
그러한 합리적인 AI같은 계산으로
이번 글을 준비했다.
분명히 말하지만 야매 가이드다.
근데 초보자들한텐 정식 방법보다
야매가 훨씬 도움이 됨.
1. 시중에 판매되는 비료
시중에는 여러 형태로 비료가 판매된다.
물론 가루 비료도 있고, 필자도 간간히
사용중이지만 이번에는 생략한다.
가루로 된 비료는 대부분 어느 특정 상황이나
뭔가를 "잘 길러보려는" 사람들이 주로 쓰고
초보자한테는 별 의미가 없는 경우가 많기 때문.
알비료
보통 제일 만만하게 접근하기
쉬운게 알비료이며, 그렇지 않다고 하더라도
농가든 어디든 알비료는 굉장히
많이 쓰이고 접하기 쉬움.
다이소에서도 저렴하게 소분된 알비료를
구할 수 있으며,
적당하게 꽤 좋은 퀄리티를
원한다면 싱싱코트 인지 생생코트인지
그거 구매하면 되고,
나는 하이퀄리티 짱짱맨 알비료를
하고 싶다 하면 오스모코트를 구매하면 됨.
그 외에도 오스모코트 후발주자로 여러 회사의
제품들이 많이 소개되고 있으니 알아서 구매하자.
알비료는 "천천히" 녹으라고 만든 제품이라
한번 주면 짧게는 일주일, 길게는 몇달간
비료를 추가 공급하지 않아도 된다.
물론 후술하겠지만 천천히 녹지 않는
황당한 알비료가 존재해서
잘 생각해야 함.
액상비료
물푸레 등등 여러 액상비료가 존재하는데,
처음에는 수경재배를 위한 제품들이었으나,
사실 토경재배에 뿌려도 상관없기 때문에
다들 각자 취향에 맞게 쓰는 제품이다.
장점은 수경재배를 위해 만들어졌기 때문에
웬만한 영양소와 미네랄이 다 들어 있어서,
미량원소 공급에 별 신경을 쓰지 않아도 됨.
알비료의 경우 미량원소까지 모두 다 넣은
제품은 오스모코트같은 가격대가 있는
알비료임.
단점은 일단 가격이 꽤 있고,(미량원소 신경쓸 필요가
없다는 말은 그걸 다 넣었기 때문에 비싸다고 생각하면 됨)
일일이 계량해야 하는게 매우 귀찮다.
액상비료는 대부분 원액 그대로 주면
농도가 너무 높아서 식물이 그냥 사망하니
꼭 계량해서 줘야 한다.
액상비료는 흡수가 빠르고
물과 함께 토양 깊숙히 들어가서 좋은데
반대로 말하면 토양에 오래 남지 않는
단점이 있다.
2. 비료를 선택하자
대표적으로 다이소 알비료를 비교해보자.
초보자면 다이소에 가서 저렴한 알비료를
사서 써보고 다른 건 나중에 생각해도 늦지 않다.
빨간색은 열매식물, 초록색은 엽채식물,
커피 알비료는 그냥 엽채식물용으로 생각하면
매우 편하다.
비료는 대부분 칼륨,질소,인을 공급하는게
가장 큰 목표인데, 저 3가지 원소가
식물이 가장 많이 필요로 하기 때문임.
빨간색은 칼륨 비율이 높아서
열매를 맺거나 무우같은 뿌리 작물에 쓰고
초록색과 커피 알비료는 상추 등 잎을
내는 경우나 작물의 성장 초중기에
잎을 내서 크기를 키울 때 사용함.
다만 단점이 있다면, 다이소 알비료는
생각보다 빨리 녹기 때문에
조심해야 하며, 특히 저 커피 알비료는
물만 부으면 아주 빠르게 녹기 때문에
과하게 주지 말자.
이렇게 경험해보고 사용해보면서
어떤 알비료를 어떻게 사용할지
점차 데이터를 쌓아가야 한다.
3. 비료를 줄 때 주의사항
이게 가장 핵심적인 부분이다.
초보자는 대부분 어느 정도 줘야 할지
개념이란게 전혀 없음.
그래서 비료 뒷면에 있는 용량을 보고
대충 때려 넣다가 작물이 삼투압 작용으로
죽어버리는 경우가 많은데
필자가 초보자들을 위한 비료 원칙을 정해줌.
A. 무조건 적게 주자.
비료는 과하게 주면 삼투압으로 식물체
내부의 물이 빨려 나가서 죽어버림.
차라리 조금 덜 성장하더라도
무조건 적게 주는 것이 식물이 사는 길이다.
특히, 어린 식물에게 비료는
그냥 사망의 고속열차 급이니
식물이 어리면 비료를 안주는게
백번 나음.
설명서에 적힌 대로, 혹은 본인의
욕심히 과해서 작은 화분에 저렇게
많은 양의 알비료를 때려 넣고 싶다고
생각된다면
과감히, 아주 과감하게
비료의 양을 매우 매우 적게 줘보자.
막말로 첫번째 사진 처럼 많은 양을
때려 넣었다가 바로 골로 가느니,
아래 사진 처럼 조금 주고
차라리 성장을 덜 하는 편이 좋다.
B. 적게 주면 자주 줄 수 있고
많이 주면 텀을 길게 줘야 한다.
우리가 농부가 아니다.
농부들은 많은 양을 최대한 알맞게
뿌려서 가장 큰 성장을 유도하고
비료주는 노동을 덜어야 한다.
하지만 우린 집에서 상추나 기르고
집에 관엽식물이나 기르는 수준인데,
리스크를 짊어질 이유가 하나도 없다.
적게 주면 장점이 무궁무진 한데,
바로 자주 줄 수 있다는 점이다.
이건 필자가 대유 물푸레를
1000배로 희석해서 만들어둔 액상비료다.
이 1000배를 한꺼번에 주면
식물이 죽거나 과비료 현상을 예방하기
위해 텀을 길게 둘 수 밖에 없는데,
한번 줄 때 모든 영양을 식물이 흡수했으리란
보장도 없고, 최대의 효율을 위해
흙 속에 영양분이 언제 없어지는지
알 길도 없음.
차라리 물을 줄 때, 이런 물조리개에
물을 받아서 넣고 만들어둔 1000배 짜리
액상비료를 매우 보수적으로 조금씩 넣어서
주면, 매번 물을 줄 때 마다 영양을
보충할 수 있다.
그래서 효율이 매우 높아지고
리스크는 매우 낮아짐.
(1000배 물푸레 1 : 물 30 비율이면 꽤 안전하고
효율도 좋음. 대충 때려 넣으면서 안전한지
경험해보자.)
알비료도 똑같다.
예를 들자면, 적은 양을 한달에
한번씩 주는 편이 좋지
많은 양을 넣고 언제 다 없어지는지
매번 보고 있는 것 보다 좋다는 의미임.
적은 양을 꾸준히 넣느냐,
많은 양을 한번에 넣느냐의
차이인데 집에서 취미로
기를 때는 전자가 압도적으로 좋다.
4. 예외사항
다이소에서 파는 액상비료가 있다.
초록색, 노란색 여러 종류가 있는데
전문적인 액상비료보다 가격이 저렴함.
재작년에 1통 다 썼는데,
이런 다이소표 액상비료는
좋게 말하면 묽어서 리스크가 작고
나쁘게 말하면 영양소가 적음.
그래서 물조리개에 섞을 때
조심할 필요가 없으니 물과 1:1 비율로
넣어도 되고 그거도 불안하다 하면
물 줄 때 마다 그냥 물 5 비료 1 이렇게
대충 섞어서 넣어도 좋음.
5. 작물에 따라 달라지는 비료의 양
필자가 관엽식물은 안길러서
잘 모르지만, 적어도 작물은 경험상
많이 줘야 하는 종류가 있고
적은 양을 줘야 하거나
아예 안주는게 좋은 경우가 있었음.
꼭 작물 말고도 다른 식물 이야기도
꺼낼 테니까 대충 훑어보기 바람.
비료를 많이 줘야 하는 작물
대파는 비료 먹는 하마다.
어린 대파에겐 당연히 비료를 많이
주면 안되지만, 꽤 자란 대파는
비료를 아주 "퍼먹는다"
심지어 필자는 대파가 시들시들 해지길래
아니 대파가 왜 이러지??? 하다가
아 비료를 안줘서 이러나...싶어서
비료를 때려 넣었더니 팔팔해진 경우도 봄.
바로 사진의 대파가 얼마전까지
비료를 잘 안줬더니 시들해지길래
다이소 알비료를 8알 정도 올렸더니
바로 싱싱하게 다시 자라더라.
대파에 8알을 올리는게 부담스럽다면
2~3 알씩이라도 한달에 한번은
비료를 주는게 좋음.
대파는 비료주는 재미가 쏠쏠하다.
지금 기르고 있는 무우가 순무밖에
없어서 일단 순무 사진을 올린 건데,
대부분의 무우 종류가 (예외도 있으니 조심할 것)
비료를 아주 찰지게 먹는다.
특히 알타리무나 일반 무우는
초기 성장기가 지나고 밑둥이 굵어질 즈음엔
다이소 열매용 빨간 봉지 알비료를
아아아아주 찰지게 먹음.
밑둥이 꽤 굵어지면 알비료를
매주 5알씩 올려줘도 무우는 그걸
다 빨아 먹는다.
그리고 뿌리의 성장세가 달라지니
무우 종류를 기를 때는 꼭 참고하시길.
그렇다고 무식하게 주면
대파고 무우고 모두 사망하니
그건 알아서 판단할 것.
적당히 줘야 하는 작물
상추는 비료를 정직하게
주면 정직하게 자라는 대표적인
작물이다.
상추를 심은 화분에
영양소가 다 없어져서
성장이 멈추거나 느려졌을 때,
다이소 엽채류 알비료나
커피 알비료 몇알을 조심스레 올리면
다시 잎을 올리는 모습을 볼 수 있음.
위의 상추는 뭔가 모양이 이상하지?
오크상추라고 물을 아주 하마처럼
먹고 미친 듯 커지는 품종이다.
깻잎도 아주 적정한
양의 비료를 주면 잘 자람.
경험상 너무 욕심부리면
비료과다로 죽으니
욕심을 버리고 아주 조금씩
비료를 줘보자.
딸기도 비료가 과하면 쉽게 죽고, (애초에 딸기가 잘 죽음)
그렇다고 비료가 너무 적으면 열매가 개판이거나
수세가 작아져 버리는 작물이다.
하...딸기를 기르는게 취미인데
매번 비료를 공급할 때 마다
하 설마 이걸로 죽지는 않겠지?
하 설마 이게 부족하지는 않겠지?
기르기 짜증나는 작물 중 하나임.
비료를 주면 안되는 경우
식충식물이다.
위의 식물은 현재 동면하고 있는
사라세니아 퍼포리아임.
비료 한번도 안줬다.
벌레가 들어와서 알아서 죽어주든
내가 벌레를 잡자마자 들고 뛰어와서
넣어주든 벌레로 영양분을
만들어 성장하기 때문에
비료를 주면 죽어버림.
집에서 식충식물을 기른다면
대부분 비료를 주면 죽어버리니
잘 알아보고 비료를 주지 말자.
비료가 필요 없는 식물
제주애기모람
테라리움에 관심이 생겨서
얼마전부터 기르는 제주애기모람이다.
어설프게 비료를 주면 저세상 가니까
그냥 상토에서 기르면 충분함.
그냥 안주는게 정신건강에
이롭다고 알고 있고 실제로도
한번도 주지 않았다.
이끼
실험적으로 테라리움 처음
만들고 지금도 기르고 있는데,
이끼는 비료가 필요 없다는 사실,
알고 계셨음?
이끼는 공기중의 중금속이나
여타 물질들을 흡수해서
그걸로 살아간다.
즉, 수분만 충분하고
가끔 환기만 시켜주고
아주 적정량의 햇빛만 있으면
알아서 자라는게 이끼임.
이끼한테 비료 주겠다고 설레발 쳐봐야
이끼의 뿌리는 헛뿌리라고 해서
땅에 몸통을 고정시키는 용도이기 때문에
비료가 의미가 없음.
어떻게 알았냐고? 필자도
저번달에 이끼를 심어 놓고 알았다.
이렇게 야매로 비료를 어떻게
줄 지 알아봤다.
봤으니까 열심히 줘보고
알아서 기르고 경험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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